대나무숲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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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를 지켜보며


 얼마전 TV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아이들이 굶고 있으며, 도시가 부도사태에 빠져 전기·수도의 공급이 끊기고,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무료진료를 받기위해 새벽부터 몰려들어 줄을 서는 모습을 보고 나는 잠시 충격에 빠졌었다.
그것은 내가 알아왔던 미국이라는 부자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미국에도 도시빈민은 있지만 그것은 재정부도에 처한 한 도시의 대개의 서민들의 실상이었다.

오바마 정부가 셧다운 등 공화당의 강한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케어를 강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미국의 기존의료보험제도가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
의아하게도 미국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전국민 의료보험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나라다. 이제까지 미국의 건강보험은 노년층을 위한 메디케어와 특정 저소득층 가정의 의료서비스를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메디케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민간기업이 의료보험 상품을 운영해왔다.
그 결과, 비싼 의료보험료를 낼 수 없던 상당수의 서민들은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극심한 고초를 겪어야했다.
이렇게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던 5,00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정부와 기업이 비용을 분담해서 의료보험에 의무가입시키려는 오바마케어에 대해 공화당내 특히 티파티(이들은 민간보험업계의 막대한 로비가 배후에 있다고 미언론들도 공식적으로 지적하고 있다)같은 극우파들은 첫째, 정부가 나서서 시장을 통제하려는 것은 자유시장경제원칙에 위배되며 정부의 재정부담이 커진다는 것과 둘째, 건강보험 가입의 의무화는 연방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한 반대를 하고 나섰다. 이들은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의 입지를 이용해 오바마케어의 시행시기를 늦추고 혜택범위를 줄이는데 주력하는 한편 대법원에 위헌소송도 제기하였으나 다행스럽게도 대법원은 오바마케어에 대해 합헌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이들과의 예산 협상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10월 1일 '셧다운'(연방정부폐쇄)에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바마케어는 정식으로 시행되어 국민들의 많은 호응을 일으켰다. 오바마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셧다운을 '이념전쟁'으로 규정하고 공화당내 티파티를 강력 비판했다. 미국 정부가 예산협상을 잘 끝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위험을 초래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나는 이번 오바마케어를 비롯한 셧다운 사태를 지켜보면서 미국의 민주주의 국가이념인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되새겨 본다. 특히 "국민을 위한" 이것은 복지국가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번 사태를 통해 과연 정부와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이나 권력이 아닌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 뜻을 펴고자 그 자리에 있는가 답이 뻔한 질문을 던져본다. 또 한편 얼마전 화두가 되었던 진주의료원 사태가 떠오른다. 의료혜택의 취약계층과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향해 공공의료가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갈 수 있는 길이 찾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